1. 한줄평
오랜만에 찌통 제대로인 로판을 읽었다.
2. 줄거리
나비아는 여덟 번째 회귀했다.
그리고 이번이 나비아에게 주어진 마지막 회귀다.
이전의 삶에서 나비아는 고아였던 자신을 수양딸로 삼아준 양가족에게 충성을 다하지만, 구박만 받다가 죽는다.
양오빠의 괴롭힘을 당하다가 맞아죽고, 집에서 내쫓겨 얼어죽는 등, 개죽음이 따로 없었다.
여덟 번째, 그리고 마지막 회귀에서 나비아는 결심한다. 이번에는 절대 양가족의 개가 되지 않겠다고.
대신 나비아는 오래 전 사교계에서 자취를 감추고 지금은 허울만 귀족으로 남아있는, 다 쓰러가는 에셀레드 공작저로 도피한다.
겉보기에는 여덟 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수많은 회귀를 통해 나비아는 미래에 대해 알고있는 지식과 노련함으로 양가족으로부터 성공적으로 벗어나고, 에셀레드 공작저에서 머물러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내기에 성공한다.
한편 에셀레드 공작, 라르크는 무한회귀자이다.
무한한 회귀에 갇혀 인간과 세상에 대한 모든 흥미를 상실하고, 오로지 다시 회귀할 날을 무기력하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압도적인 마력을 가졌지만,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균열-즉, 몸이 고통스럽게 부서지는 현상- 때문에 마취초에 절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나비아가 나타나면서 라르크와 공작저의 시종장, 가신, 주치의 등을 조금씩 변화시켜나간다.
3. 등장인물
- 나비아
나비아는 한 번도 칭찬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늘 악착같이 살아야만 했다.
물론 그래봤자 주어지는 칭찬은 "나쁘지 않구나" 정도였지만.
무려 여덟 번에 거친 회귀와 죽음까지 이르렀던 수많은 배신들을 거듭하면서 나비아는 더 날카로워졌고, 똑똑해졌다.
미래를 다 알고 있는데다가 총명하기까지 한 먼치킨 여주의 활약은 늘 참 재밌다.
그런 한편으로는, 공작저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사랑을 받으면서도 계속해서 자기 자신의 쓸모를 끊임없이 입증하려고 드는 모습이 안타깝기 짝이 없다.... 흑흑
필요할 때에 따라 어린아이인 척하는 모습이나 학대에 익숙해진 모습이나.. 약간 <남편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의 여주인공이 생각나는 캐릭터다.
- 라르크 에셀레드
라르크는 수많은 회귀로 지칠대로 지쳤다.
뭔가를 성취해내도 어차피 곧 다시 회귀하여 물거품이 되어버릴테니, 그 어떤 것도 하려 들지 않는다.
세상 만사가 지루한 먼치킨 캐릭터.. <내게 복종하세요>의 남자주인공이 생각난다..
처음으로 나비아에게 흥미를 보이기 시작해서 나비아에게 도움을 받는 것까지, 오랫동안 사람을 상대하지 않아 서투르지만 나름 매력적인 인물이다.
4. 리뷰 ◆◆◆◇
오랜만에 괜찮은 찌통 로판 하나 건졌다.
나비아가 양가족네 집에서 학대당하는 모습이나 그 학대와 차별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1차 짠함 포인트였고,
에셀레드 공작저에서 조금이라도 더 머물기 위해 라르크의 눈치를 필사적으로 보는 모습이 2차 짠함 포인트... 엉엉엉.
예를 들어 라르크가 별 생각없이 "소란 피우지 말고 조용히 있어라"라고 한 뒤, 양오빠와 라르크의 형이 사주한 하녀에게 두 번이나 죽을 뻔하는데.... 양오빠가 그 과정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니까 라르크가 나타나서 나비아를 구해줬다. 그런데 간신히 살아난 나비아ㅠㅠ 라르크 바짓가랑이 붙잡고 소란피워서 죄송하다며 벌벌 떠는데ㅠㅠㅠㅠㅠㅠㅠ 휴ㅠㅠㅠㅠ
표현이 서툴고 회귀자 나비아로 인해 번번히 예상을 벗어나는 상황들을 겪는 게 오랜만이라 당황스러운 라르크와 사람을 믿어본 적이 없는 나비아 간의 오해가 안쓰러우면서도 귀여웠다.
그리고 여덟 살이지만 정신연령도 같이 여덟살 되는 여타의 다른 로판과 달리, 회귀자답게 먼치킨 포스 뿜뿜하는 것도 정말 내 취향이었다.
나는 장르 크게 안가리기 때문에 육아물도 잘 보는 편인데.. 되도않는 혀짧은 소리 나오면 정말 못 견디겠다.
(+ 회귀자가 정신연령도 어려지는 거 딱 질색이다. 육십년 살고도 "초콜렛 죠아 헤헤"하는 그런 여주... 윽)
아무튼 회귀를 거듭하면서 마음의 문을 닫은 라르크와 나비아가 마음을 여는 그 감정선도 섬세하고, 나비아의 활약도 너무 뻔하거나 유치하지 않고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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